가루
전생 풀이
달항아리를 빚던 도공
전생 이야기
당신은 가마 곁에서 평생을 보낸 도공이었어요. 남들 눈엔 멀쩡한 항아리도 당신 눈엔 아직이었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깨버리는 통에 당신의 마당엔 깨진 조각들이 눈처럼 쌓였다고 해요. 그렇게 천 개를 깨고 남긴 달항아리 하나가 궁에 들어가던 날, 당신은 이미 다음 흙을 만지고 있었습니다. 유행도, 남의 평가도, 값을 두 배로 부르던 상인의 재촉도 당신을 흔들지 못했어요. 당신에겐 오직 ‘어제의 나보다 나은 오늘의 그릇’만 있었을 뿐.
그래서 현생의 당신은
그래서 현생의 당신은 꽂히면 끝을 보는 사람이에요. 좋아하는 분야는 장비부터 지식까지 프로급으로 파고들고, 대충은 성에 안 차죠. 남들이 ‘적당히 해’라고 할 때마다 속으로 생각하잖아요. ‘적당히 할 거면 왜 해?’ 그 고집이 당신의 결과물을 다르게 만들어요.
천 개 중의 하나, 당신이 만든 이중 바닥 상자를 한눈에 알아보고 평생 단골이 된 사람
가마에서 꺼내기도 전에 값부터 묻던 큰손. 장인의 시간을 흥정하려 들다니요